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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송 늦고 못생겨도 OK”… 온라인 과일가게 몰려든 젊은세대 -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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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식품도 ‘대안적 가치 소비’ 바람… 그날 수확하는 수량만큼만 판매
농가 직거래 등 유통구조 개선… 소규모 온라인 유통업체 상품 인기
SNS 통해 소비자들과 소통… 30대 여성 등 “믿을 수 있어” 호응
식료품 스타트업 ‘지구인컴퍼니’가 상품성 낮은 작은 사과로 만든 ‘못생긴 미니사과피클’(위쪽 사진)과 게릴라성으로 한정 수량의 농산물을 판매하는 온라인 마켓 ‘마켓레이지헤븐’의 상품들(아래쪽 사진). 각 사 제공
14일 오전 11시 농식품 온라인마켓인 ‘마켓레이지헤븐(마레헤)’에서 진행된 ‘하월몽(백도의 한 품종)’ 판매는 정확히 1분 만에 끝났다. 결제 순서대로 매일 수확되는 수량만큼 발송해 소비자들이 언제 받을지도 모르는데도 인기였다. 이곳 인스타그램 계정엔 “11시 27초에 (결제에) 성공했다”거나 “결제 중 솔드아웃(품절)” 등의 후기가 달렸다. “혹시 놓칠까 봐 알람 맞춰놓고 대기했다”는 구매자도 있었다. 온라인 몰의 새벽 배송 서비스나 대형마트에 지천으로 널린 과일이 마치 ‘한정판 굿즈’처럼 팔리고 있는 것이다.

농식품 시장에서 대규모 물량과 싼 가격, 예쁜 모양, 빠른 배송과 같은 기존의 경쟁 구도와는 정반대로 승부하는 소규모 온라인 유통업체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주 소비층은 밀레니얼 세대(1980∼2000년대 출생). 판매량이 한정됐고 배송이 느리거나 심지어 모양이 예쁘지 않아도 뛰어난 맛과 함께 농가와의 상생, 유통구조 개선 등 가치를 내세워 ‘대안적 소비’에 관심이 높은 젊은 세대의 호응을 얻고 있다는 분석이다.

마레헤는 영업 초기인 2018년 8억6000만 원이었던 매출이 올 상반기(1∼6월)에만 8억 원을 넘어섰다. 농산물 입고와 판매를 알리는 창구인 인스타그램 계정 팔로어 수는 4만여 명. 이들은 ‘스스로 납득할 수 있는 상품을 내보낸다’는 모토로 한 번 판매할 때 1000박스 이내의 농산품을 꼼꼼히 검품해 판매한다. 또 농가를 만나게 된 과정과 어떻게 재배했는지 등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배송 시 동봉되는 편지로 자세히 소개한다. 안리안 마레헤 공동대표는 “오랜 시간 파트너십을 쌓은 농가와만 직거래해서 한정 수량을 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크기, 색깔 등 외형에 따라 과일 등급이 매겨지는 기존 유통 방식을 거부하는 곳들도 인기다. 과일 온라인마켓 ‘공씨아저씨네’는 품목당 농장 한 곳만 고집하며 상품 외형을 구분하지 않고 꾸려 보내준다. 이곳에 납품하는 농가에선 외형을 잘 만들기 위한 첨가물을 넣지 않는다. 3300명에 이르는 회원들은 대부분 30대 여성으로 ‘진짜 맛있는 과일’을 찾아온 마니아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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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인컴퍼니’는 크기가 작거나 흠결이 있어 상품성이 떨어지는 농산물로만 식료품을 가공해 판매한다. ‘B급 사과’로 만든 ‘못생긴 사과즙’과 마찬가지로 상품성이 떨어지는 현미와 귀리, 견과류를 넣어 만든 대체육 ‘언리미트’ 등이 이곳의 상품이다. 지구인컴퍼니 관계자는 “흠결이 난 농산물은 농부들에게는 부담스러운 재고, 소비자에게는 물가 상승 요인”이라며 “이를 사용하면서 지속 가능한 소비를 추구한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농산물의 주된 소비 방식은 대량으로 팔면서 평균적인 품질을 보장하는 대형 마트에 이어 ‘새벽 배송’으로 대표되는 빠른 배송 서비스로 변화해왔다. 최근의 ‘대안 소비’는 자신의 가치관을 단순한 소비에도 뚜렷하게 반영하는 밀레니얼 세대의 특성을 반영하는 것으로, 로컬푸드 운동이 오프라인 판매에 주력했던 것과 달리 SNS 온라인 마켓을 중심으로 확산되는 점도 특징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밀레니얼 세대들에 의한 대안적 소비가 농식품 쪽에서도 활발하다”며 “SNS로 이를 공유하며 인정, 관심을 주고받는 문화도 인기 요인”이라고 말했다.

황태호 기자 tae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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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ly 20, 2020 at 01:00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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