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지는 대학가 상권…사라지는 단골 가게들 - 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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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동국대학교 커뮤니티에 올라온 한 술집 사장님의 작별 인사 캡처/사진제공=동국대학교 대나무숲 캡처, 서애로 서로돕기 프로젝트 캠퍼머

"비대면 수업이다보니 폐업을 준비하면서도 학생들에게 아무 말없이 가는 게 마음에 걸렸습니다. 좋은 기회가 닿아 말을 전합니다. 여러모로 부족함이 많았는데 그동안 많이 사랑해주셔서 감사했다고 전하고 싶었습니다."

동국대학교 대나무숲(익명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학교 앞 술집 사장님의 글이다. 학교 앞에서 6년동안 가게를 운영한 사장님은 코로나19 여파로 결국 폐업을 결심했고 페이스북을 통해 학생들에게 작별인사를 전했다. 이 글은 동국대 학생들의 댓글이 300개 넘게 달리며 화제가 됐다.

짧게는 5년에서 길게는 20년 동안 대학가를 지켜온 많은 가게들이 매출 감소를 버티지 못하고 대학가를 떠나고 있다. 코로나19 여파로 대학들이 지난 1학기 비대면 수업을 진행하면서 학생들의 발길이 끊겼고 매출 감소로 이어진게 원인이 됐다.

/사진=이화여대 앞 거리 곳곳에 빈 가게들이 눈에 띈다./사진제공=이승희

하루 종일 옷 한 벌도 못팔아…"한 달에 절반은 매출 0원" 지난 5일 찾아간 서대문구 이화여대 앞 거리는 점심시간인게 무색하게 한산했다. 손님 없이 텅텅 빈 매장과 이미 점포정리가 된 채 비어있는 가게들이 쉽게 눈에 띄었다.

이곳에서 10년째 옷가게를 운영하는 정영미씨(가명)는 "어제는 단 한벌도 팔지 못했으니 망했다고 보면 된다"며 "지난 1월말부터 한 달에 절반 이상은 매출이 아예 없다"고 울분을 토했다. 근처에서 핸드폰 악세사리 매장을 하는 박광식씨도 "코로나19 이후 매출이 90% 떨어져 생계에 막대한 지장이 있다"고 토로했다.

이대 앞은 학생들 뿐 아니라 외국인 관광객의 방문도 많았던 곳이다. 비대면 수업으로 학생들의 방문이 줄어든 데다 관광객이 급감한 것도 상인들에게는 이중고가 됐다.

다른 대학가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21년째 동국대 앞에서 고깃집을 운영한 김태동씨(61)는 "근방에 두 개의 가게를 운영 중인데 한 곳은 매출이 100% 가까이 떨어졌다"고 했다. 그러면서 "먹고는 살아야하니 장사는 계속 해야하는데 업종을 바꿀까 고민 중"이라고 덧붙였다.

서울대입구역 인근 카페 사장 이영수씨(가명) 역시 "이 근처에서 30% 정도 매출이 줄어든 이곳이 선방한 편"이라고 했다..

새로운 판로를 찾는 상인…학교 상권 살리자는 학생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