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또 한 바탕 광풍이 몰아칠 것인가. 삼성의 30대 프랜차이즈 선수 A가 거액의 도박을 한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경찰은 내사를 완료하고 공식 수사로 전환을 앞둔 것으로 알려졌다. A의 혐의가 입증되면 2015년 KBO리그를 떠들썩하게 만든 프로야구 선수의 상습 도박 사건이 다시 수면위로 떠오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경찰은 최근 불법 사설도박장을 운영하는 조직을 검거하기 위한 수사에 착수했다. 이 과정에 삼성 소속 A가 연루됐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경찰이 파악한 내용에 따르면 A가 상습 도박으로 100억원대 빚을 지고 있고, 조직폭력배들이 수시로 A를 찾아 빚독촉을 했다. 그러던 중 A와 그를 따라다니던 폭력배가 동시에 종적을 감췄다. 불법 도박장 운영 업주뿐만 아니라 연계된 조직 폭력배, 불법 대부업체 등을 조사하는 과정에 참고인 한 명이 사라지자 경찰도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두 달 가량 행방이 묘연하던 A는 최근 구단 관계자들과 연락을 하고는 있지만 어디에 있는지는 파악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구단측도 처음에는 “개인 사정이 있는지 훈련에 참석하지 않고 있다”고 발뺌을 하다가 “도박에 연루됐다는 소문은 우리도 들어 알고 있다. 본인 말로는 소문처럼 100억원대 빚은 아니고, 스스로 채무를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하더라”고 사실을 일부 시인했다. 문제는 A의 행방이 여전이 묘연하고, 구단이 소재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A는 이미 2015년 해외 원정도박 파문 때 사법처리 보류 판결을 이끌어낸 과정을 알고 있는 터라 같은 방식으로 수사망을 피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A가 거액의 도박빚을 지고 도주 중이라는 얘기도 꼬리를 물고 있다. A의 한 지인은 “지인들에게도 채무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나도 수 차례 돈을 빌려줬는데, 그 액수가 상당하다. 받을 생각이 없어 신경쓰고 있지는 않지만 변제 능력이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또다른 지인도 “선수단 내부에서도 A와 연락 되는 사람이 없다. 과거에 친했던 동료들조차 A와 연락을 끊고 지낸다”고 귀띔했다. 선수단 내에서는 A의 일탈을 이미 인지한 상태인데 특히 포지션이 같은 베테랑 선수들 사이에서는 ‘외부에 알려지면 구단뿐만 아니라 야구계 전체가 또 한 번 광풍에 휩싸일 것’이라는 얘기가 공공연하게 돌았다고 한다.
타구단 고위 관계자들 사이에서도 이미 회자된 문제다. 수도권 구단의 한 단장은 “A가 도박 중독에 빠져 거액의 빚을 지고 도망다니고 있다는 소문을 최근 들었다. 구체적인 내용은 함구하지만, 꽤 사안이 심각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귀띔했다.
삼성은 잊을만 하면 도박 문제가 불거진다. 2000년대 초반 삼성에 몸담았던 왼손투수 B는 상습 도박 때문에 거의 매일 조직폭력배들에게 시달렸다. 외부로 크게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선수단 내에서도 ‘개가 똥은 끊어도 B가 도박은 못끊을 것’이라는 얘기가 돌았다. B와 어울려 다니던 선수들 중 일부가 강원랜드 등 카지노 출입을 시작했고, 온라인 도박으로 범위가 확장됐다. 2015년 검찰이 사법처리보류 결정을 내린 해외 원정도박도 구단이 최초 일탈행위를 관대하게 다뤘기 때문이라는 얘기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
경찰은 이미 한 차례 골든타임을 놓쳤기 때문에 시간이 흐를수록 수사망을 좁혀갈 것으로 보인다. 타깃이 A가 아니라는 점은 분명하지만, 그가 KBO리그에 몰고올 파문은 작지 않아 보인다. A의 현명한 판단이 요구된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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