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arch

이코노믹리뷰 모바일 사이트, 128년된 신발 가게의 코로나 생존기 - 이코노믹리뷰

rasaentertainment.blogspot.com
   
▲ 코로나가 대유행하며 소매업체들이 속속 문을 닫자, 기므르 슈즈(Gimre's Shoes)의 주인 피터 기므르는 그의 가게가 몇 달 이상 생존할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출처= Gimre's Shoes

[이코노믹리뷰=홍석윤 기자] 코로나 위기에 문을 닫지 않고 ‘매출이 20% 감소’한 것에 그친 것을 두고 ‘대박 성공’이라고 부를 수 있을까?

그러나 한 달 전만해도 매출이 70%나 떨어지며 지난 몇 달 동안 온갖 고초를 겪은 가게라면 그럴 수 있을지 모른다. 

오리건주 아스토리아(Astoria)에 있는 128년된 신발가게 기므르 슈즈(Gimre's Shoes)의 주인 피터 기므르의 상황이 그랬다. 그의 할아버지는 노르웨이에서 미국으로 이민 온 후 1892년에 이 신발가게를 열었고, 그 이후 가족들이 계속 이 가게를 이어받아 운영해 왔다. 이달에 60세가 되는 기미르는 16세 때부터 이 가게에서 일했고, 그의 아버지는 그가 1984년에 이 가게를 정식 인수할 때까지 가게를 운영했다.

지난 4월 CNN이 처음 기미르와 연락했을 때 오리건주 전체에 재택 격리 명령이 내려져 있었다. 온라인 판매를 하지 않는 그는 2주 동안 문을 닫았다. 그 기간 동안 그는 혼자서 노점을 열고 하루에 몇 시간씩 길 가에서 신발을 팔려고 시도했지만, 외출하는 사람이 하나도 없었고 고객층의 일부인 관광객들 마저 이 지역 출입이 금지되어 있었기 때문에 허탕만 치고 말았다.

그 시점에서 이미 매출의 4분의 3이 줄었고 그는 3대에 걸쳐 100년 넘게 이어온 가게가 앞으로 몇 달 이상 버티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는 그런 상황에 처한 사람이 자기만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다.

그 때만 해도 그는 다른 사람들이 과연 어떻게 살아 남을지 몰랐다.

그러다가 지난 4월 말, 기므르는 연방 급여보호프로그램(PPP) 대출을 받았고, 그는 이 자금으로 재택 격리 명령이 내려진 직후에 일시 해고했던 직원들을 다시 데려올 수 있었다.

"그건 진정한 생명줄이었습니다. 그 대출이 없었다면 무슨 일이 일어났을지 아무도 모를 것입니다.”

5월 15일, 주정부의 영업 허가로 가게로 찾아오는 손님들을 위해 가게 문을 다시 열었지만, 사회적 거리를 두기 위해 한 번에 8명 이상의 손님이 매장 안에 들어 올 수 없었고, 하루 한 시간씩 영업 시간을 단축해야 했으며 일요일에는 문을 열 수 없었다.

기므르는 경비도 절감해야 했다. 마케팅이나 광고에 일절 돈을 쓰지 않았다. 그리고 세 명의 풀타임 직원 중 두 명이 개인적인 이유로 회사를 떠나고 나머지 한 명의 직원은 상황을 고려해 파트타임으로 일했기 때문에 급여로 나가는 돈도 크게 줄어 들었다.

손님들이 늘어나면서 매출이 회복되기 시작했다. 8월 이후에도 매출은 여전히 20% 넘게 하락했지만, 기므르는 사업을 다시 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다.

“PPP 대출과 비용 절감 덕분에 살아났습니다. 그러나 가게 환경은 전혀 달라졌습니다."

그는 최근의 코로나 재확산이 걱정이다. 만약 코로나가 올 봄처럼 다시 유행해 또 문을 닫게 된다면 어떻게 될지 확신할 수 없다.

   
▲ 기메르 슈즈의 직원 크리스 스티븐스은 1983년부터 이 가게에서 일했다. 1985년 주인 피터 기므르(오른쪽)와 함께 찍은 사진.    출처= Chris Stevens

오래 일했던 직원 다시 채용

크리스 스티븐스는 1983년에서 1993년까지 기므르의 가게에서 일했고, 결혼하면서 애를 키우느라 쉬었다가 2011년에 다시 복직했다.

그녀는 가게가 문을 닫은 한 달간 집에 있다가 5월에 가게가 다시 문을 열면서 자진해서 시간제로 전환했다. 가게가 다시 문을 연 이후 가게 직원은 주인인 기므르와 스티븐스, 그리고 사무실 아르바이트 직원이 전부였다.

그녀는 이제는 어른이 된 세 자녀가 모두 코로나로 직장을 잃었다고 말했다. 그리고 임신한 딸 하나는 남편과 함께 자신의 집에 들어와 살고 있다.

가게가 문을 닫는 기간 동안 스티븐스도 연방 정부의 추가 실업급여 600달러를 받았다. 자녀들 역시 실업 급여를 받았는데, 모두 합치면 일할 때 번 돈보다 많았다.

그러나 그녀는 얼마나 오랫동안 기므르의 가게에서 파트타임으로 일할 지 확신할 수 없다.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모르겠습니다. 요즘 같은 때에는 모든 것이 다 불확실하니까요.”

불확실한 미래

불확실한 건 기므르 자신도 마찬가지다.

보통 그는 매 시즌의 신발을 6개월 전에 주문한다. 그러나 지금부터 6개월 후인 내년 봄은 대유행과 경제 측면에서 어떤 모습일까? 전혀 알 수 없다.

공급망에서 어떤 일이 벌어질지도 예측할 수 없다. 이미 몇몇 공급업체는 몇 주 내지 몇 달 공급을 연기한 적이 있다.

"미래가 너무 불확실합니다. 앞으로 어떻게 구매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지금 당장 확실한 건 한 가지 뿐이다. 청소용품과 보호장구를 미리미리 잘 준비해 두어야 한다는 것이다. 지금 매장에서 일하는 사람은 자신과 스티븐슨 뿐이지만 고객과 대화할 때에도 마스크를 써야 하고, 너무 많은 사람들이 가게 안에 들어오지 못하도록 통제해야 하고, 고객들의 손이 닿은 곳은 그 일대 전체를 청소한다. 그들이 신어 본 신발, 그들이 앉는 의자, 고객의 발을 재는 도구들도 다 소독하고 청소한다.

지역 사회에 대한 감사

소기업을 운영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건강과 경제 위기가 닥친 요즘 같은 시기는 더욱 그렇다. 하지만 기므르가 고객들을 위해 열심히 일하는 한 가지 이유는 많은 고객들이 마치 의사에게 묻는 것처럼 자신이 적절한 신발을 신었는지 그에게 확인 받고 싶어하기 때문이다.

그의 가게가 대유행이 시작된 후 몇 달 동안 살아남았다는 것은 기미에게 큰 위안을 준다. 그러나 그는 자신의 가게가 지금까지 지속될 수 있었던 것은 전적으로 지역사회에서 얻는 정서적 지지 때문이라고 말한다. 많은 단골 고객들이 앞으로도 다른 곳보다 그의 가게에서 계속 신발을 사겠다고 말해준다.

"그런 말을 꾸준히 듣는 것만으로도 내 영혼이 살아나는 것 같고, 이 작은 가게를 계속 하기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고 싶게 만듭니다."

홍석윤 기자 syhong@econovill.com

기사승인 2020.09.23  05:26:10

<경제를 리뷰, 미래를 본다 © 이코노믹리뷰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홍석윤 기자 의 기사더보기

인기뉴스



September 23, 2020 at 03:26AM
https://ift.tt/3cluJSS

이코노믹리뷰 모바일 사이트, 128년된 신발 가게의 코로나 생존기 - 이코노믹리뷰

https://ift.tt/3d2Ka10


Bagikan Berita Ini

0 Response to "이코노믹리뷰 모바일 사이트, 128년된 신발 가게의 코로나 생존기 - 이코노믹리뷰"

Post a Comment

Powered by Blogg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