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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장 레터] 백년가게 비결은 ‘공부’와 ‘기본’ - 오피니언 -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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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업자 태반이 3년도 버티지 못하고 문을 닫는다는데, 코로나19로 그 어느 때보다 자영업자들이 힘겨운 시절을 보내고 있다는데, 그런 와중에 ‘백년가게’에 대해 심층 취재를 했습니다. 전국에 400개 넘게 있다는 백년가게 스토리를 돌아보며 백년가게에 몇 가지 공통점이 있음을 알았습니다.

첫째, ‘공부하라’입니다.

명품 시계 전문매장 정우상사 정권천 대표는 정기구독하는 일본 시계 전문지만 5종이 넘는데, 이걸 읽어내기 위해 일본어도 독학으로 익혔다 하네요. 2000년대 초, 국내에 시계 튜닝이라는 개념조차 생소할 때 튜닝을 선제적으로 시작한 것 역시 끊임없이 공부한 덕분입니다.

대구의 밀밭 베이커리는 40년 가까이 살아남은 비결로 ‘꾸준한 연구개발’을 꼽았습니다. 특히 수많은 시행착오 끝에 만들어낸 멜론빵은 대구의 명물 음식이 됐습니다. 기업도 아닌, 동네 빵집에서 ‘연구개발’이라는 단어를 논한다는 게 처음엔 생소했지만 이내 고개를 끄덕이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둘째, ‘물려받은 가게를 잘 지키고 싶다’는 강렬한 마음입니다.

강릉 초당할머니순두부 김영훈 사장(34)은 할머니와 부친 뒤를 이어 3대째 가게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30대 젊은 나이임에도 그는 새로운 서비스 도입이나 도전에 의외로 관심이 없어 보였습니다. ‘배달’은 물론 그 흔한 ‘포장 주문’조차 하지 않습니다. 최근 유명 음식점 사이에서 열풍이 불고 있는 가정간편식(HMR)도 쳐다보지 않고요. 그가 ‘꽉 막힌 사람’이어서 그럴까요? 김 사장은 “배달과 포장을 시작하면 두부 품질관리가 잘 안될 것 같다”고 조심스레 털어놨습니다. 직접 하루 4시간 땀을 뻘뻘 흘리며 만든 순두부야말로 그가 생각하는 ‘유일무이’한 초당순두부니까요. HMR에 눈길 돌리지 않는 이유도 같습니다.

“아무리 심혈을 기울여 레시피를 개발한다 해도 공장에서 대량생산 공정을 거치면 가게에서 만들어내는 두부와 맛이 달라질 수밖에 없습니다. 당장 많은 돈을 벌 수는 있겠죠. 하지만 돈보다 전통 방식과 가게 명성을 지키는 것이 훨씬 더 소중합니다.”

김 사장 얘기에 깊은 울림이 느껴졌습니다.

셋째, 김 사장 같은 젊은 대표가 종종 보인다는 사실입니다. 서울에서 가장 오래된 빵집은 창업주 손자인 신경철 태극당 전무(35)가 운영합니다.

역시 3대째 해장국을 팔고 있는 창성옥 대표는 갓 마흔 살을 넘겼다 하고, 순천 ‘풍미통닭’과 의령 ‘화정소바’ 역시 30대 사장이 이끌고 있습니다. 부모님 밑에서 일을 도우며 가업을 물려받을 준비를 하는 20~30대 자녀도 꽤 있고요.

일본에 갈 때마다 5대를 이어왔다는 센베이(전병)집, 100년째 같은 자리에서 장사를 하는 자루소바(메밀국수)집 등을 보면서 늘 부럽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한 분야에서 혼신의 힘을 기울여 노력해 이름을 얻은 후 대대로 가업을 물려주는 양상이 워낙 사회적으로 지지를 받다 보니 나타난 결과입니다. 한국의 백년가게를 보면서 한국에서도 이제 같은 기대가 충분히 가능하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김소연 부장 sky6592@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064호 (2020.06.24~06.30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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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ne 22, 2020 at 08:34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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